티스토리 뷰
안녕하세요? 만덕여사입니다. 이번에는 간장의 맛과 향을 좌우하는 간장 속 미생물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간장은 우리 밥상에서 뺄 수 없는 중요한 요리 재료기도 하지요. 오늘도 알찬 정보가 되어 여러분께 좋은 정보가 되길 바랍니다.
간장이란
메주가 잘 발효되고 마르게 되면 돌처럼 딱딱합니다. 새해가 되고 봄이 오면, 집마다 장을 담그게 됩니다. 커다란 항아리를 깨끗이 씻고, 때로는 항아리를 뒤집고 그 안에 불을 질러 화염으로 소독합니다. 날을 받아 항아리에 메주를 차곡차곡 집어넣고 소금물을 부어 장을 담급니다. 메주를 콩으로 만들었고, 미생물에 의하여 단백질과 전분이 충분히 분해되었으므로, 항아리 안에는 미생물들이 번식하기에 알맞은 아미노산과 단당류가 충분합니다. 만일 소금을 넣지 않는다면, 금방 썩어 버릴 환경입니다. 진한 소금물 이외에도 고추와 숯을 띄워 놓고, 날씨가 좋은 날이면 햇볕을 쏘이면서, 정성껏 간수하지 않으면 장맛을 버릴 수 있는 확률이 메주를 만들 때보다 훨씬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조들은 장담그기를 한 해의 농사만큼이나 중요시하였습니다. 충분히 메주 속의 수용성 영양소가 우러나오면 이번에는 간장을 커다란 가마솥에 끓여 간장 속의 미생물을 살균하여 정결하게 보관하는 것이 간장입니다. 간장을 달일 때 유쾌하지 못한 냄새가 나는데, 이것은 간장 속에 생성된 휘발성 유기산인 부틸산과 프로피온산 때문입니다. 간장을 내고 남은 메주는 다시 절구에 찧고 소금을 넣어 항아리에 보관하며 숙성하게 한 것이 된장입니다.
간장 속의 미생물
커다란 항아리에 메주를 담가 오랫동안 숙성시키면 메주에서 보이던 미생물 이외에도 새로운 미생물들이 보입니다. 숙성 과정은 미생물이 내는 효소에 의하여 여러 종류의 유기산과 같은 저분자 물질들이 생기면서 좋은 향과 맛을 내는 것입니다.
숙성 과정에서 특이적인 사항은 유산균의 등장입니다. 내염성을 가지는 락토바실루스 속(Lactovacillus), 루코노스톡(Leuconostoc), 페디오코커스(Pedicoccus) 속 등과 같은 유산균들이 보이는데 이들은 또한 김치의 숙성 과정에서도 주로 보이는 유산균들입니다. 아마도 우리나라의 토종 유산균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사카로마이세스(Saccharomyces) 속과 토룰롭시스(Torulopsis)속의 효모들도 보입니다. 어떤 종류의 효모들은 산소와 접하면 크게 증식하면서 표면에 흰 막을 형성하며 불쾌한 냄새를 낼 수도 있습니다. 이것도 묵은김치에서 볼 수 있는 현상으로 같은 종류의 효모입니다. 따라서 메주를 소금물에 담가 간장으로 숙성시키는 과정에서도 산소를 차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량간장
메주를 만들어 띄우고, 다시 소금물에 넣어 오랫동안 숙성시키다 보니 상업적 목적으로 간장을 만든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발효과정을 거치지 아니하고 단백질을 산으로 가수분해하여 아미노산으로 만들고, 이에 적당한 향과 맛을 첨가하여 간장을 만든 것을 개량간장 또는 화학간장이라고 부릅니다. 개량간장도 경우에 따라 별도의 숙성기간을 거치기도 하는데, 이 과정은 화학간장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실시됩니다. 그 효과를 충분히 보기 위해서는 미생물의 도움이 없어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시간을 단축하고 공정을 간단히 하기 위한 것인 만큼 굳이 숙성 과정을 거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개량간장은 미생물의 효소와 달리 어느 정도의 길이를 가지는 펩티드를 남기지 않기 때문에 맛과 향이 재래식 간장과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그 밖에도 알코올이나 휘발성 유기산, 그리고 에스테르 등 여러 가지 물질들이 적절히 섞여서 간장의 맛과 향을 결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재래식 간장은 맛이 짠 대신에 은근한 뒷맛이 있습니다. 재래식 간장은 개량간장보다 색이 옅어 정갈한 음식을 만드는 데 좋습니다. 반대로 캐러멜 등으로 색을 낸 개량간장은 색이 짙습니다. 또한 향과 맛도 진하여 고기 양념이나 찜, 그리고 조림에서 주로 쓰이고 있습니다.